은곡(垠谷) 김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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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1-04 16:40
지금 이 순간, 당신의 선택은?
 글쓴이 : 은곡
조회 : 1,518  

얼마 전 ‘세상을 바꾸는 젊은이들’이라는 주제로 역삼동 ‘유익한 공간’에서 좌담회를 가졌습니다.
‘유익한 공간’은 국제아동돕기연합에서 운영하는 기부 카페입니다.
삼성에버랜드에서 식재료를 무료 공급하고 자원봉사자들이 봉사하는 곳으로, 음료 한 잔으로도 기부를 실천할 수 있는 곳입니다.
국제아동돕기연합 UHIC (United Help for International Children)은  2004년 11월,
당시 29세였던 신세용이라는 젊은이에 의해 설립된 사단법인입니다.
한국과 북한, 동남아시아 및 아프리카 등 전세계 굶주리고 병든 아이들을 위한 구호 활동을 하는 이 단체는
2011년 유엔경제사회이사회 NGO의 자문단체로 추천을 받기도 했습니다.

중학 1학년 때 미국 유학, 옥스퍼드 대학에서 정치 역사 철학 학사와 석사를 마친 신이사장은 잘나가는 금융맨의 자리를 박차고 나와,
‘언젠가’가 아닌 ‘바로 지금’, ‘세상을 바꾸는’ 꿈을 이루기 위해 이 일에 뛰어들었다고 합니다.
맑은 에너지가 전해오는 아름다운 청년 신세용 이사장이 좌담회 말미에 남긴 말이 오래오래 제 가슴에 남았습니다.

“지하철이나 거리에서 구걸하는 이를 보고 많은 사람들은 ‘뒤에 무슨 조직이 있을거다’라고 의심을 하고는 외면해 버립니다.
하지만 저는 그냥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를 가엾게 여기는 사랑의 마음이 모이고 모이면 언젠가는 그들을 변화시킬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그의 말과 함께 오버랩 되는 제 경험이 있었습니다. 
아들아이가 초등 저학년 때 현대백화점 앞에서 이런저런 물건을 팔던 할머니 한 분이 있었습니다.
함께 그 앞을 지나가던 아이가 제 옷자락을 끌어당겼습니다. 할머니 물건을 사라는 거였지요.
백화점 수퍼에 가면 2~3천원이면 살 물건이라 5천원쯤 하겠지 하고 만원을 주었는데,
거스름돈을 기다리는 저를 불쾌한 듯 쳐다보는 할머니의 표정에 오히려 제가 당황했습니다.
다음 주에도 아이와 그 앞을 지나게 되었는데, 아이는 또 옷자락을 잡아끌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아이와 자주 다니는 지하도에는 종일 엎드려 구걸을 하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아이는 지날 때마다 그 남자 머리맡에 돈을 넣어줍니다.
지나쳤다가도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지 다시 돌아가 돈을 주고 옵니다.
그런데 제가 ‘하지 말아야할’ 얘기를 하고 말았습니다. ‘저 사람들 뒤에는 돈을 구걸해오도록 조종하는 조직이 있다’구요.

신세용 이사장의 말처럼 우리 아이 같은 마음들이 보내준 사랑의 에너지가
그 할머니나 남자에게 쌓이고 쌓여 언젠가 그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흔히 자녀들에게 ‘이 다음에 크면 좋은 일 많이 해라’고들 얘기합니다.
우리 자신도 ‘돈을 많이 벌게 된 후에~’라고 하면서 ‘지금’도 할 수 있는 일을 ‘언젠가’로 미루곤 합니다.
남을 돕는 일은 물론이고, 알지 못하는 미래라는 이름으로 현재의 꿈은 물론 소소한 즐거움까지도 유보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요.
사람들은 했던 일보다는 하지 않았던 일을 더 후회하게 된다고 합니다.

12월 15일, ‘유익한 공간’에서 UHIC 아동구호기금 모금을 위한 ‘오오 사랑 나눔 일일 찻집’행사를 가졌습니다.
중1 아이가 초등학교 오학년 오반 때부터 친하게 지내온 친구 9명이 이날 간단한 조리 및 서빙을 했습니다.
‘오늘 너희들은 아프리카 아이들의 생명을 살리고 희망의 길을 열어주며 꿈을 실현시켜주는 존재가 된다.’
신이사장의 말은 아이들의 가슴속에 숨은 ‘사랑 에너지’를 발전(發電)시켜주었습니다.
기말고사가 끝난 다음날이라 맘껏 놀 계획을 세워두었을 텐데도 아이들은 기꺼이 봉사에 참여했고,
많은 지인들의 도움으로 2백여 만원의 기금을 모았습니다.
매년 행사를 거듭하면서 아이들은 자기들 나름의 생각과 색깔로 나눔의 길을 열어가게 될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준 사람은 자신에게 가장 큰 선물을 준 것과 같다’고 합니다.
이 찻집 봉사가 아이들 자신에게도 큰 선물이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당신의 선택이 세상을 바꿉니다.
‘언젠가’가 아닌 바로 ‘지금’
여러분의 사랑 하나로 그 꿈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 www.uhic.org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