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곡(垠谷) 김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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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8-22 11:39
파초에 담긴 뜻은
 글쓴이 : 은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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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선인들은 자연 속의 꽃과 풀, 나무에 대한 글을 남기고 그림을 그려 그 것이 지닌 물성을 닮고자 했다고 합니다.
조선조 전기의 문신으로 문장과 그림에 뛰어났던 강희맹은 그의 <양초부>에서 파초의 덕성을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파초는 연한 바람에 쉬 부서져 송죽같은 곧은 자세는 없으나 중심에서 솟아나와 이어지는 모습이
진실로 유위(惟危),유미(惟微)한 인심(人心)과 도심(道心)에 절로 맞으니
뜰 앞에 심어서 군자의 맑은의론에 가까이 함이 마땅하다고 했습니다.

호학(好學)의 군주 정조는 세손 시절 섬돌 앞에 파초를 두고
여름날 파초가 그 큰 잎을 펼쳐 무성한 녹음을 이뤄 그 그늘의 시원함을 만인에게 베풀듯이
이 다음에 군주가 되면 성인의 정치를 펼쳐보겠다는 포부를 키웠다고 합니다.
다음은 정조의 시입니다.

정원에 고운 봄이 짙어져가니
초록 파초 새 잎을 펼치려는데
펼쳐내면 빗자룬 양 커질 것이니
탁물이란 대인들이 힘쓴 바였네.


북송시대 철학자 장재의 시를 읽으니 파초 그림 그리기가 참으로 좋아집니다.

파초는 속이 꽉차면 새가지를 펼치는데
새 속이 돌돌 말려 언뜻 벌써 뒤따르니
새 속 배워 새 덕을 기르기를 바라고
이내 따른 새잎으로 새 지혜를 펼쳐내리